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던 여성 군무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혐의를 받는 육군 중령 양광준(38)의 신상정보가 13일 공개됐다.
강원경찰청은 이날 오전 홈페이지를 통해 그의 이름, 나이, 얼굴 사진을 공개했다. 이번 조치는 2010년 신상정보 공개제도가 시행된 이후 군인 신분 피의자가 처음으로 공개된 사례로 기록됐다. 공개 기간은 다음달 12일까지이다.
강원경찰청은 지난 7일 ‘특정 중대범죄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상정보 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양광준의 신상 공개를 결정했다. 경찰 측은 양 씨의 범행 수법이 매우 잔인하고, 혐의에 대한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으며, 국민의 알 권리와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신상 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양 씨가 신상정보 공개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지난 8일~12일까지 닷새의 유예기간이 필요했다. 양 씨는 ‘신상정보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도 제기했다. 춘천지방법원이 11일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유예기간이 종료된 13일부터 그의 신상정보가 공개될 수 있었다.
한편, 일부 유튜버들은 이미 양 씨의 군인 신분과 진급을 앞둔 상황 등을 근거로 신상정보를 파악해 12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양광준은 지난달 25일 오후 3시쯤 경기 과천의 부대 주차장에서 같은 부대 소속인 피해자 A 씨(33)와 차 안에서 말다툼을 하다가 그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양광준과 피해 여성 군무원은 내연관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양광준은 가정이 있고, A 씨는 미혼인 상태였다. 둘은 올해 초부터 내연관계를 이어왔고, 지난 6월부터 교제 문제로 말다툼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양광준은 사건 당일 피해자와 말다툼 하던 중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같은 날 저녁 9시쯤 인근 철거 공사장에서 흉기를 사용해 시신을 훼손했으며, 다음날 오후 9시 40분쯤 강원 화천군 화천읍 인근 북한강에 시신과 범행 도구를 유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양 씨가 범행 전 ‘위조 차량번호판’을 검색한 사실과 유기 당시 실제로 위조 번호판을 사용한 정황을 확인해 계획된 범행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12일 양 씨를 살인, 사체손괴,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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