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과거 검찰 조사에서 자신이 저질렀던 추가 범행을 자백한 영상이 최초로 공개됐다. SBS는 2009년 2월, 강호순이 검찰에 진술하는 당시의 영상을 단독 확보해 3일 보도했다.

강호순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여대생과 주부 등 여성 10명을 무참히 살해한 연쇄살인범이다. 그의 범행은 보험금을 노리고 집에 불을 질러 아내와 장모를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이어졌다. 그는 짧게는 닷새 만에 3명을 살해하고, 4년 동안 총 10명을 암매장하며 단 하나의 흔적도 남기지 않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러나 2008년 말, 군포에서 살해한 21세 여대생의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고, 결국 사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SBS가 확보한 자백 영상에서, 수의를 입고 의자에 앉은 강호순은 담담한 얼굴로 충격적인 고백을 꺼냈다.

“사람 죽인 게 하나 더 있습니다. 강원도에서… 정선이요.”

그는 2년 반 전, 강원도 정선에서 군청 여직원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군청에 간다고 하니까 태워서 가다가 죽였습니다.”

이 자백은 기존에 알려진 10건의 살인 외에 최소 한 건 이상의 범행이 더 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더불어, 강호순의 축사에서 발견된 피 묻은 곡괭이에서는 여성 2명의 DNA가 검출됐으나, 이는 기존 피해자 10명과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역시 더 많은 피해자가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정황이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강호순의 자백에 대해 “죄책감 때문이 아니라, 사이코패스가 자기 감정을 연기하며 만들어낸 가면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저건 죄책감의 표현이 아니고, 정말 사이코패스들이 순식간에 썼다 벗었다 하는 가면이에요.”

강호순이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피해자와 범행을 더 감추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수사기관의 재조사와 피해자 발굴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