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제로음료 핵심 재료인 설탕 대체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 물질로 분류할 예정이다.

29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내달 14일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2B군)’로 분류한다.

IARC는 화학물질 등 각종 환경 요소의 인체 암 유발 여부와 정도를 5개군으로 평가하는데, ‘발암 물질’인 1군은 담배·석면·가공육 등이 해당한다. 아스파탐은 ‘발암 가능 물질’인 2B군으로 인체 자료가 제한적이고 동물 실험 자료도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 속한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는 인공감미료다. 1965년 미국의 한 화학자에 의해 발견됐으며 최근 ‘제로 칼로리’ 열풍이 불며 더 주목받고 있다. 제로 콜라나 제로 사이다 같은 무설탕 음료와 무설탕 캔디 등에 널리 쓰인다. 국내서 특히 인기 있는 펩시 제로 콜라에도 사용된 성분이다.

제로 슈거(zero sugar)로 홍보한 탄산음료를 히트 상품으로 내세웠던 식품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코카콜라 계열사 등이 회원사로 소속된 국제감미료협회(ISA) 측은 “IARC는 과학적으로 신빙성이 떨어지는 연구에 과하게 의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제음료협회도 “설탕을 불필요하게 더 많이 섭취하도록 소비자들을 오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WHO는 지난달 인공감미료가 체중조절에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고 오히려 당뇨·심장병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