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해양경찰관인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한 여성이 화장실에서 구토를 하다 사고당한 듯한 모습으로 발견돼 경찰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재구성하고 있다.

16일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이 사건 피해 여성인 A씨의 시신은 전날 오전 6시쯤 전남 목포시 하당동 한 상가건물 화장실에서 상점 관계자에 의해 발견됐다. 변기 안에 머리를 담근 채 엎드린 자세였다. 코피 흔적을 제외하면 눈에 보이는 외상은 없었다고 한다.

당시 A씨는 이미 살해당한 뒤였지만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원들은 A씨가 구토 도중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피의자는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관이자 A씨의 남자친구 최모(30)씨다. 그는 경찰에서 “잦은 다툼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화가 나 가격하고 목을 졸랐다”며 우발적인 범행임을 주장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A씨가 최씨와 함께 해당 건물 내 음식점을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고 최씨의 행적도 파악했다. 이를 재구성하면, 최씨는 오전 3시20분쯤 A씨를 뒤따라 식당 밖으로 나왔고 이어 화장실에 들어갔다.

약 30분 뒤 최씨는 혼자 식당으로 돌아온 뒤 음식 값을 계산하고 다시 화장실로 향했다. 그리고는 오전 5시30분쯤까지 화장실 내부에 머문 그는 출입문이 아닌 창문을 통해 현장을 벗어났다.

경찰은 최씨의 이동 경로를 추적해 사건 당일인 15일 오후 4시30분쯤 인근 모텔방에 숨어있던 최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범행 은폐 시도 여부 등 사건 전반을 다시 살펴 최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목포해경도 최씨를 직위 해제하고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징계 수위를 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