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협회 “한우산업 위기…내달 반납 집회”

“어렵게 소를 키워 돈을 벌기는커녕 키울수록 손해만 커지니 폐업을 해야 할까 고민 중입니다.”

전북 김제에서 한우 80여두를 기르는 최병욱(가명·63)씨는 “사료값을 중심으로 한우 사육비가 급증하고, 급락한 한우 출하가격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면서 주변에 자금력이 부족한 지인들이 농장을 폐업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우 농장. / wikimedia commons
한우 농장. /wikimedia commons

그는 “축협을 비롯한 CJ 등의 사료 업체들이 곡물값 인상을 이유로 사료값을 올린 반면, 고깃값은 바닥에서 회복되지 못해 손익분기점도 맞추지 못한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 지난해 축산물생산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우 비육우(고기 생산을 위해 기르는 소)의 마리당 순손실은 142만6000원으로 1년 전보다 73만6000원(106.8%) 증가했다. 

한우 번식우(새끼를 낳기 위해 기르는 소)의 순손실 폭 역시 2022년 40만9000원에서 지난해 127만6000원으로 커졌다.

여기에 한우 사육에 반드시 필요한 축사와 퇴비사 등을 건축할 때 필요한 자재비와 인건비 등을 융자로 조달한 농가의 경우 금융비용까지 부담해야 되기 때문에 어려움은 배가 되는 상황이다. 

한우 평균 도매가격 현황. /축산물품질평가원 제공
한우 평균 도매가격 현황. /축산물품질평가원 제공

최씨는 “자금이 부족해 돈을 빌려 축사를 짓고, 송아지를 입식해 사료를 먹이는 주변 농가들 중에서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겠다는 이들이 거의 전부다”라며 “‘서울 한복판에서 소라도 풀어놓고 시위라도 해야 한우 사육농가들의 어려움을 알아주겠냐’고 격앙된 목소리가 자주 들린다”고 전했다. 

실제 한우 사육에 금전적 부담이 커지면서 생산농가들로 구성된 단체들도 집단행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우 생산자들로 구성된 전국한우협회는 지난 5일 열린 15명으로 구성된 회장단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다음 달 초 집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한우협회는 사료비 등 생산비는 상승했으나 한우 가격이 하락해 농가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 등에 지원을 촉구하고자 집회를 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협회 측은 집회 장소를 놓고 검토 중이나 한우 반납 퍼포먼스는 국회 앞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지난 2012년 1월에도 한우 가격 폭락에 따라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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