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네이버가 가지고 있는 메신저 ‘라인’ 경영권을 빼앗으려고 시도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일본 정부에 이어 라인 운영업체인 라인야후마저 네이버에 지분을 팔라고 압박 중이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네이버가 보유한 A홀딩스 지분 일부를 7월 초까지 사겠다고 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50%씩 출자해 설립한 A홀딩스는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 운영사인 라인야후 최대주주다. 한국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동안 일본이 라인야후 탈취를 앞두고 있다.
최근 이데자와 다케시 라인야후 최고경영자는 “모회사 자본 변경에 대해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지분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하면서 한 설명이다. 소프트뱅크가 네이버 주식을 사들이는 건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로 나타난 일이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라인야후가 서버 공격을 받아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을 빌미로 삼았다.
한국 정부가 사태를 안일하게 대응하다가 결국 알짜 기업을 눈 뜨고 빼앗기게 생겼다는 비판이 나온다. 심지어 소프트뱅크는 시세보다 싸게 네이버 지분을 사려고 하는 상황이다.
사업 자회사 라인야후는 이미 네이버와 연결고리를 끊고 있다. 네이버에 위탁한 IT 인프라 관리 등 주요 업무 23개 중 9개를 종료한 데다 내년 6월 이후로는 본격 독립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가 가진 라인야후 가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0조 원대로 추산된다. 라인야후 시가총액이 2조 8400억 엔(25조 원)으로 네이버 지분 가치는 최소 8조 원이 넘는다.
라인이 일본 국민 메신저가 된 것은 네이버 역할이 크다. 2011년 출범한 라인은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기획하고, 신중호 최고제품책임자(CPO)가 개발을 총괄한 한국산 서비스다.
‘공정과 정의를 위한 IT 시민연대’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의 조치와 소프트뱅크의 행태에 대해 한국 정부는 강력한 항의와 반대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IT 시민연대 측은 “이번 사태를 묵과한다면 향후 한국 기업이 서비스하는 모든 국가에서 동일한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도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해외 진출 국내 기업을 보호하고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을 조기 차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라인야후 사태를 ‘참담한 외교’라고 비판했다. 노종면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상황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정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이 사안은 단지 대주주 간의 경영권 분쟁이나 지분 협상이 아니라 한국 기술을 일본에 빼앗기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라인 강탈을 계기로 반일 감정이 다시 싹틀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인기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이 일본 여행 콘텐츠를 올리자 일각에선 비난하고 있다. 빠니보틀은 댓글로 “여러분 저도 일본이 라인을 가져갈지는 몰랐습니다. 저 같은 놈이 뭘 알겠냐”면서 “가볍게 여행으로만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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