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를 연출한 안길호 PD가 고교시절 폭력 행사 의혹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안 PD는 12일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지평을 통해 입장 메시지를 내고 “1996년 필리핀 유학 당시 교제를 시작한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저 때문에 학교에서 놀림거리가 됐다는 얘기를 듣고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해져 타인에게 지우지 못할 상처를 줬다”고 밝혔다.

이어 “이 일을 통해 상처받으신 분들께 마음속 깊이 용서를 구한다”며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접 뵙거나 유선을 통해서라도 사죄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좋지 않은 일로 물의를 일으킨 점 송구하다”고 했다.

앞서 이번 의혹은 지난 10일 미국의 한인 커뮤니티 ‘헤이코리안’에 올라온 글에서 시작됐다. 작성자 A씨는 안 PD가 자신의 동급생과 교제했고, 그 여학생을 동급생들이 놀리자 안 PD가 다른 친구 열댓명을 불러 폭행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중간에 안 PD가 우릴 비웃으며 다른 사람들에게 ‘칼 가져와라. 쑤셔버린다’고 협박하기도 했다”며 “학교로 돌아왔을 땐 2시간이 좀 넘은 시간이었다. 시간을 정확히 기억하는 건 방과후 학교 운동부 훈련이 끝나는 시간 좀 전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그 후로 안 PD 지시로 우리 학년 남학생들이 학교 선배들에게 맞는 일이 빈번해졌다”며 “그전까지 그냥 어렸을 때부터 같이 자란 형이었지만, 이후로는 버릇 없다고 맞았고 인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맞는 친구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을 저지른 사람이 어떻게 뻔뻔하게 학교 폭력을 다룬 드라마 PD가 될 수 있는지”라며 “가해자들은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없다는 말이 진짜인지. 어이가 없어 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안 PD는 같은 날 언론에 “전혀 그런 일이 없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누군가를 무리 지어 때린 기억은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30일 공개된 파트1 8회로 큰 인기를 얻은 ‘더 글로리’는 유년 시절 학교 폭력으로 영혼이 부서진 문동은(송혜교 분)이 성인이 된 후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10일 오후 5시 파트2 8화가 추가로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