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 3일 밤, 대통령실 내부에서 벌어진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이 법정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계엄 관련 문건을 주고받으며 웃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내란 방조 여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는 한덕수 전 총리의 내란우두머리 방조 혐의 2차 공판에서 대통령실 CCTV 영상을 증거로 상영했다. 해당 영상은 군사 3급 비밀로 분류되어 있으나, 대통령경호처의 협의 끝에 법정 공개가 허용됐다.

■ “계엄 반대” 말했던 이 장관, 영상 속에서는 ‘미소’
영상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직후인 12월 3일 오후 10시49분, 한 전 총리는 자리를 뜨려던 이 전 장관에게 손짓으로 “앉으라”고 지시했다. 두 사람은 대접견실 테이블에 마주 앉아 16분가량 머물며 문건을 주고받았다. 각자의 문서를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설명을 주고받는 모습이 이어졌고, 이 과정에서 이 전 장관이 미소를 짓는 장면이 명확히 포착됐다.
특검은 이를 두고 “한덕수 전 총리가 계엄 관련 지시 내용을 함께 검토하고 점검함으로써 내란 범죄를 방조한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은 이후 문건을 주머니에 넣은 뒤 대통령실을 떠나기 전 다시 한 번 웃는 장면이 기록됐다.

■ 한덕수, 문건 3건 소지 정황…“별도 지시 문건 있었나”
공개된 영상에는 한 전 총리가 오후 8시40분께 윤 전 대통령의 호출을 받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장관 등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을 찾는 장면도 담겨 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에게서 계엄 관련 설명을 들은 후 문건 두 건을 들고 대접견실로 이동했으며, 이후 양복 안주머니에서 또 다른 문서를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특검 측은 이를 근거로 “계엄 담화문과 포고령 외에 별도의 비밀 지시 문건을 받은 정황”이라며 한 전 총리의 역할을 집중 추궁했다.

■ 여당 지도부와 통화도…“국회 통고 여부 확인”
영상 말미에는 한 전 총리가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와 전화 통화를 하는 모습도 등장한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사실을 국회에 통보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보인다”며 “이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행위를 묵인하거나 조력한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공개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와 더불어 한덕수 전 총리의 ‘방조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 증거로 주목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영상에 담긴 표정 하나, 몸짓 하나가 향후 재판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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