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연극 스타’로 불리며 수십 년간 무대와 관객을 잇던 배우 윤석화가 19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69세.
연극계에 따르면 윤석화는 이날 오전 9시 54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가족과 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그는 2022년 10월 악성 뇌종양 진단을 받고 수술을 받은 뒤 꾸준히 병마와 싸워왔다. 2023년 LG아트센터 서울 무대에 오른 연극 ‘토카타’ 우정 출연이 그의 마지막 공연이 됐다.

1956년 서울 출생인 윤석화는 1975년 연극 ‘꿀맛’으로 연극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이후 ‘신의 아그네스’, ‘햄릿’, ‘딸에게 보내는 편지’ 등 다수의 작품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이며 연극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손숙, 박정자와 함께 한국 여성 연극배우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으며, 커피 광고의 “저도 알고 보면 부드러운 여자예요”라는 대사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1992년 연극 ‘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재즈 가수 멜라니 역으로 섬세한 감정을 표현했고, 1998년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오페라 거장 마리아 칼라스를 연기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2016년에는 ‘햄릿’에서 중년의 나이에 오필리아로 등장해 나이를 초월한 무대 존재감을 드러냈다.
윤석화는 연극을 넘어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1994), ‘명성황후’(1995), 드라마 ‘우리가 만난 기적’(2018) 등 장르를 넘나들며 활발한 예술 활동을 이어왔다. 또한 연출과 제작에도 힘을 쏟아, 2002년 건축가 장윤규와 함께 대학로에 연극 전용 소극장 ‘정미소’를 열어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였다.
그는 ‘토요일 밤의 열기’를 연출하며 뮤지컬 연출가로서 면모를 보여줬고, 직접 제작에 참여한 ‘톱 해트’는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1995년에는 돌꽃컴퍼니를 설립해 애니메이션 ‘홍길동 95’를 제작했으며, 1999년에는 월간 ‘객석’을 인수해 공연예술 저널리즘의 발전에도 기여했다.
윤석화는 두 자녀를 입양해 키우며, 입양 문화 확산을 위한 자선 콘서트를 꾸준히 열었다. 백상예술대상 여자연기상 네 차례를 포함해 동아연극상, 서울연극제 연기상, 이해랑연극상 등 수많은 상을 받았고, 2005년 대통령표창과 2009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하며 연극계의 큰 족적을 남겼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으며, 유족으로는 남편 김석기 전 중앙종합금융 대표와 양자·양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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