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멕시코주의 무면허 성형시술소에서 일명 ‘뱀파이어 시술’로 불리는 PRP(자가혈소판풍부혈장) 주사를 맞은 여성들이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뉴멕시코주 보건당국과 공동으로 진행한 역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18년 뉴멕시코주에서 한 40대 여성이 약물 남용, 성적 접촉, 수혈 등 의심할 만한 요인이 없는데도 HIV에 감염되는 일이 발생했다. 조사에 나선 보건당국은 여성이 현지 무면허 미용업소에서 PRP 시술을 받다가 HIV에 감염됐을 수 있다고 보고 이용자들을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총 5건의 HIV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이전부터 HIV 보균자였던 2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문제의 업소에서 PRP 시술을 받다가 HIV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업소 측이 한 번 쓰고 버려야 할 일회용 장비들을 재사용한 결과였다.

PRP는 피시술자의 혈액을 뽑아 원심분리기로 혈소판이 풍부한 혈장을 분리한 뒤 이를 미세한 바늘로 얼굴에 다시 주입해 피부 재생을 돕는다. 시술 과정에서 바늘 등을 재활용하면서 감염이 확산했을 것으로 의심된다. 해당 업소는 2018년 말 문을 닫았고 62세 소유주는 무면허 의료 행위로 3년 6개월의 징역형에 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뱀파이어 주사로 불리는 PRP는 미국 유명 인플루언서이자 사업가 킴 카다시안이 2013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시술 직후 피범벅이 된 얼굴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몇 년 후에는 “정말 거칠고 고통스럽다”며 다시는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허가된 의료 기관에서 받을 경우 최대 1600파운드(약 276만원)의 비용이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