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의 16%는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등 정신장애를 경험한 바 있으며, 현재 정신장애 증상이 있는 소아·청소년은 전체의 7%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는 소아 2천893명과 청소년 3천382명 등 전국 6∼17세 소아·청소년 6천275명을 대상으로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실시한 ‘2022년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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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 불안장애 평생 유병률. /[보건복지부 제공

성인을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실태조사는 2001년부터 5년 주기로 다섯 차례 실시됐으나,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소아·청소년의 정신장애 ‘평생 유병률’은 16.1%였다. 소아는 14.3%, 청소년은 18.0%였다. 평생 유병률은 현재와 과거 중 어느 한 시점에 정신장애 진단 기준을 충족한 경우를 말한다.

조사 시점에 정신장애 증상을 보인 ‘현재 유병률’은 7.1%였다. 청소년의 현재 유병률은 9.5%로 소아(4.7%)의 약 2배였다.

장애 유형별로는 불안장애의 평생 유병률이 9.6%(소아 10.3%·청소년 9.0%)로 가장 높았다.

정신건강
우리나라 청소년 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 wikimedia Commons

불안장애는 다양한 형태의 비정상적이고 병적인 불안과 공포로 일상생활에 문제를 일으키는 정신장애다.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분리불안장애, 사회불안장애, 특정공포증, 범불안장애, 선택적 함구증 등이 있다.

현재 유병률은 ‘파괴적·충동조절 및 품행장애’가 2.9%(소아 1.8%·청소년 4.1%)로 가장 높았다.

파괴적·충동조절 및 품행장애에는 분노와 과민한 기분으로 논쟁적·반항적 행동 또는 보복적 특성이 계속 나타나는 ‘적대적 반항장애’와 다른 사람의 기본권리를 침해하고 연령에 맞는 사회적 규범을 반복적으로 위반하는 ‘품행장애’가 포함된다.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 사고(생각)를 한 적이 있는 소아의 비율은 0.3%, 청소년은 4.2%였다.

조사 시점으로부터 최근 2주간 자살 사고를 한 소아는 0.2%, 청소년은 1.9%였다. 같은 기간 실제로 자살 시도를 한 소아는 0.0%, 청소년은 0.4%였다. 비자살적 자해 경험률은 소아 1.0%, 청소년 1.7%였다.

소아·청소년의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은 유병률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평생 정신장애를 경험한 소아·청소년 중 지난 1년간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은 소아 4.7%, 청소년 4.0% 등 전체 4.3%였다.

정신건강서비스 평생 이용률은 소아 7.8%, 청소년 5.6% 등 전체 6.6%에 불과했다.

정신건강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복수응답)로는 ▲ 아직 서비스받을 정도는 아닌 것 같음(소아 60.1%·청소년 60.0%) ▲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음(소아 43.4%·청소년 52.8%) ▲ 전문기관 이용에 대한 부정적 인식(소아 29.2%·청소년 47.6%) ▲ 타인의 시선에 대한 걱정(소아 35.7%·청소년 42.8%) 등을 꼽았다.

복지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2027년까지 소아·청소년을 포함한 100만 명에게 전문 심리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카카오톡 다 들어줄 개 화면
소아·청소년이 상담 받을 수 있는 카카오톡 채널 ‘다 들어줄 개’. /카카오톡 캡처

9월부터는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해 ‘모바일 마음건강 자가진단 서비스’를 제공해 소아·청소년이 자신의 정신건강을 점검할 수 있게 한다.

상담이 필요한 소아·청소년은 ‘자살예방상담전화'(109), ‘청소년상담전화'(1388), 카카오톡 채널 ‘다들어줄개’를 통해 온라인으로 상담할 수 있다.

조사를 실시한 한 교수는 “우리나라 아동 청소년의 7.1%는 전문가의 도움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낮은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 제고 방안과 주기적인 추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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