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산나물 특성을 몰라 많이 실패했습니다.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덧 재배법을 터득해 산야초 달인이 됐고, 지금은 제가 가진 재배기술과 가공법을 이웃 농가에 알려 주고 있습니다.”

▲최상근 농업명인이 산채 재배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최상근 농업명인이 산채 재배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산나물 달인으로 불리는 최상근 뫼들산채농원 대표는 산나물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재배기술을 정립하고 장기적으로 저장이 가능한 산야초 가공법을 개발해 업계의 인정을 받고 있다. 

그는 또 산채 재배과정에서 노동력을 절감시켜 주는 다목적 운반차를 개발해 생산량 증대와 함께 노동력을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산야초는 현대인들에게 부족하기 쉬운 각종 비타민 요소와 무기질, 섬유질 등이 풍부한 식재료다. 오랫동안 산야초를 골고루 섭취하면 각종 성인병 예방은 물론 치료에도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혈액 정화 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최상근 명인 관리하는 산채재배 비닐하우스. /농촌진흥청 제공

최상근 명인은 1993년 고향인 강원도 홍천군 내면에 귀농한 뒤 현재까지 오대산 산채원이라는 음식점을 운영 중이다. 이후 식당에 식재료로 필요한 산야초나 자연산 산채를 채취하거나 재배하기 시작했고, 남는 산야초와 산채를 가공판매하고 있다. 산나물은 봄철에만 집중적으로 채취되기 때문에  보관과 판매를 위해서는 가공하는 것이 좋다.

그는 “식당을 방문하는 도시민들이 기능성 약초와 산채를 선호하는 모습에서 산채의 가능성을 엿봤다”고 했다. 실제 일반적인 농산물보다 다양한 기능성을 가진 약초와 산채를 가공 상품으로서 생산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었다. 확신이 생기자 산채를 키우고 가공하는 데에 역량을 집중했다.

그가 주력하는 산채는 산마늘, 눈개승마, 곰취 등이다. 노지와 하우스를 포함해 약 1만9834㎡(6000평) 규모에서 이들 산채를 재배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산채 재배를 통해서만 한 해 평균 2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도 최고농업기술명인이 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럴 때마다 그는 심기일전하는 자세로 산채 공부에 몰두했다. 산채아카데미, 가공기술, 농업인 최고 마케팅과정 등을 이수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산나물 재배법에 대한 전문성이 점차 쌓였다. 경륜이 제공하는 노하우다.

최 명인은 “산마늘의 경우 출하기간이 짧고 수확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다른 산나물에 비해 가격이 높아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배면적이 크게 늘었다”며 “생각 끝에 조기 수확으로 경쟁력을 확보해 소득을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뫼들산채농원에서 산채를 가공하는 모습. /농촌진흥청 제공

산나물 재배에 있어 그가 신경을 곧두세우는 것은 육묘상자에 산마늘 등의 모종을 심어 짧은 시간안에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다. 보통은 노지에서 산마늘을 재배하는데, 6월에 종근을 심고 수확할 때까지 3~4년이 걸린다. 그런데 명인이 개발한 상자재배 기술을 적용하면 조기 출하가 가능하다.

그는 산나물 생산에 자신감이 생기자 생산한 산나물이 본연의 맛과 향을 지닐 수 있도록 가공하는 기술개발에도 신경을 썼다. 

그 결과 탄생한 방법이 ‘산야초 5단계 가공기술’이다. ▲1단계는 산야초를 끓는 물로 고온 열처리하는 단계 ▲2단계는 열처리한 산야초를 15℃ 이하의 냉수에서 헹구는 단계 ▲3단계는 냉수에 헹군 산야초를 포장하는 단계 ▲4단계는 포장된 산야초를 영하 25℃에서 영하 55℃ 사이 온도에서 2시간 이내에 급속 동결시키는 단계 ▲5단계는 장기 보관을 위해 동결된 산야초를 영하 15℃ 내지 영하 20℃의 온도에서 냉동 저장하는 단계다. 그는 이 과정에서 급속동결 온도와 장기보관을 위한 온도를 비법으로 꼽았다. 

▲최상근 명인이 산채 재배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그는 “이 5 단계를 거치면 수확기간이 1~2개월에 불과한 산야초의 고유의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리면서도 장기간 저장 및 유통시키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소비자도 사계절 내내 산야초의 신선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게 됐다.

명인은 현재 산채 재배와 함께 테마체험 관광, 교육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다. 거기다 육묘 생산시설, 산채가공 체험포장 시설과 함께 뫼들산채농원을 운영하며 견학과 실습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밖에 전국 각지의 산채 재배 농가들과 정보교환을 통해 친환경기능성 산채 재배를 확산시키며 지역주민과의 화합과 소득증대에도 기여하고 있다. 자신의 산채 재배법을 전국 농업인에게 전하기 위해 산림청 임업진흥원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강의도 제공하고 있다. 

최 명인은 “처음에는 산나물의 특성을 몰라 많은 실패를 했지만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덧 재배법을 터득했고, 산나물 달인이 됐다”며 “지금은 제가 가진 재배기술과 가공법을 이웃 농가에 아낌 없이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산채를 생산하는 농업인의 기준이 아닌, 산채를 선호하는 소비자의 기준으로 재배해야겠다는 각오로 후진 양성을 하고 있다”며 “시행착오 끝에 얻은 값진 교훈을 적극적으로 나누고, 우리나라의 기능성 산채를 더 많은 도시민에게 알리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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