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세 나이로 갑작스럽게 별세한 가수 현미(본명 김명선)의 빈소가 마련된 첫날 가요계 후배들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현미의 친조카인 가수 노사연과 배우 한상진은 눈물을 쏟으며 고인을 기렸다.
현미의 빈소는 7일 오전 서울중앙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비보는 지난 4일 전해졌지만 미국에 거주하던 고인의 두 아들이 귀국하는 데 시간이 걸려 이날에야 조문객을 받게 됐다. 빈소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가수 이미자·정수라·남진·태진아·장윤정·박상민·송가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등 각계 인사들의 조화가 빼곡하게 들어섰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전 일찍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건 가수 배일호와 현숙이었다. 현숙은 “(현미는) 우리 가수들의 버팀목처럼 늘 푸른 소나무 같은 분이었다”며 “엊그제까지 같이 방송 녹화를 해서 지금도 큰 울림 있는 멋진 목소리가 내 귀에 들리는 듯하다. 오래 계실 줄 알았는데너무 슬프고 아쉽다”고 말했다.
가수 하춘화는 “제게 지금까지도 ‘춘화’라 부르는 유일한 선배였다. 든든하게 우리 가요계를 지켜주던 한 분이 떠나시니 마음이 너무 허전하다”며 울먹였다. 또 정훈희, 설운도, 장미화, 김흥국, 진성, 배인순, 혜은이, 장민호, 이찬원 등도 잇짜라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억했다.
조카인 노사연과 한상진도 빈소를 찾아 연예계 대선배이자 이모였던 고인을 기렸다. 노사연은 “이모는 가장 멋지고 훌륭했던 큰 별이다. 내가 가수의 꿈을 꾸게 된 것도 이모가 정말 멋진 분이셨기 때문”이라며 “대중들이 가수 현미를 잊지 않고 가끔 노래 들으면서 ‘현미씨가 건강하고 좋은 노래 불러줘 참 기뻤다’고 기억해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한상진은 고인의 장남 이영곤씨를 끌어안으며 오열했다. 앞서 미국에 머물던 그는 지난 4일 비보를 접한 후 스포츠서울과의 통화에서 “혼자 사시는 이모가 쓰러져 병원 치료도 받지 못한 채 돌아가셨다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이날 취재진 앞에 선 이영곤씨는 “집 문밖에서는 대한민국 대중가수 현미였지만 집에 들어오면 그 순간부터 두 아들의 어머니였다”며 “최근까지도 아침 저녁으로 ‘차 조심해라’ ‘건강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던 평범한 어머니였다”고 했다. 이어 “자식이 둘이나 있고 친구분도 많으신데 혼자서 말없이 가시게 됐다. ‘엄마 사랑해요’ 이 말밖에 못 하겠다”며 흐느꼈다.
한편 장례는 대한가수협회장으로 5일간 엄수된다. 장례위원장은 가수 서수남이 맡았다. 영결식은 11일 오전 10시다. 이자연 대한가수협회장이 조사를 낭독하고 가수 박상민과 알리가 추도사를 읽는다. 이후에는 아들들이 사는 미국으로 가 영면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