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근이 찢어졌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1시간에 턱걸이 733개, 신기록 쓴 제이드 헨더슨 / 기네스월드레코드
1시간에 턱걸이 733개, 신기록 쓴 제이드 헨더슨 / 기네스월드레코드

호주 골드코스트의 한 체육관. 제이드 헨더슨(32)이 턱걸이 바에 매달렸다. 그의 손은 이미 물집으로 뒤덮여 있었고, 남은 시간은 20분.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결과는 733회, 9년 만에 여성 1시간 턱걸이 세계 기록을 경신한 순간이었다.

헨더슨은 지난 8월 22일 한 시간 동안 733회의 턱걸이를 완성하며, 2016년 에바 클라크가 세운 725회 기록을 넘어섰다. 분당 12회가 넘는 속도였다.

하지만 이 기록 뒤에는 좌절과 재기의 드라마가 숨어 있었다. 헨더슨은 원래 더 큰 목표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24시간 턱걸이 기록이었다.

“지난 4월, 24시간 기록에 도전하기 전 마지막 훈련을 진행했어요. 12시간 동안 턱걸이를 3500번이나 했는데 이두근이 찢어졌습니다. 이두근 힘줄과 근육이 부분적으로 파열된 거죠.”

6주간의 재활 기간을 거친 후, 헨더슨은 목표를 수정했다. 또 다른 부상을 피하기 위해 1시간 기록으로 방향을 틀었다. 하지만 그의 도전 정신은 꺾이지 않았다.

“20분쯤 남았을 때, 손등이 찢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손이 이미 엉망진창이고 고통스러웠지만, 그 고통을 딛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제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크로스핏, 경찰관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다

헬스장 여자들
헬스를 하는 사람들 / Ai로 제작된 이미지 입니다.

헨더슨은 현직 경찰관이자 크로스핏 선수다. 그는 지난 8년 동안 높은 수준의 크로스핏 대회에 참가해 왔으며,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크로스핏으로 해소해 왔다.

크로스핏은 2000년 미국의 그렉 글래스먼이 만든 운동 프로그램으로, 심폐 지구력, 근력, 유연성, 파워, 스피드 등 10가지 피트니스 요소를 골고루 단련하는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이다. 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올림픽 웨이트리프팅, 체조 동작을 독특하게 융합한 방식으로, 전신 체력을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헨더슨은 “세계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 훈련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며 “아무도 해내지 못한 일을 한다는 게 좋았고, 제 정신과 몸이 신체적으로 얼마나 가능한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해진 목표 횟수는 없었다. 이전 기록인 725회를 깨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보다 몇 번 더 반복하는 게 목표였다”며 “결과에 정말 만족했다. 내가 가진 모든 걸 쏟아부었고, 그 순간만큼은 더 잘하는 건 불가능할 것 같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턱걸이 세계 기록,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

턱걸이 연습을 하는 여성들
턱걸이 연습을 하는 여성들의 모습 /Ai생성

헨더슨의 기록은 여성 1시간 부문이지만, 턱걸이 세계 기록에는 다양한 카테고리가 있다. 남성의 경우 1분 동안 57개, 1시간 동안 993개, 8시간 3751개, 12시간 4649개, 24시간 5094개 등의 기록이 존재한다.

여성 24시간 부문에서는 더욱 놀라운 기록도 있다. 호주의 올리비아 빈슨(34)은 지난 3월 29~30일 24시간 동안 7079개의 턱걸이를 성공하며 새로운 기네스 기록을 세웠다. 분당 약 5개 꼴이다.

국내에서도 놀라운 기록이 나왔다. 한국 특수임무부대 707부대 소속 오요한 상사가 24시간 동안 11,707개의 턱걸이를 성공하며 기네스 세계 기록을 경신했다. 그는 자신이 소속된 정예 부대를 기리기 위해 이 기록에 도전했다고 밝혔다.

한계를 넘어서는 인간의 의지

턱걸이 기록 도전은 단순한 체력 테스트가 아니다. 그것은 고통과 싸우는 정신력의 시험이며,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는 여정이다.

헨더슨은 기네스월드레코드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운동은 제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크로스핏은 제게 목표를 주고,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게 해줬어요.”

부상으로 좌절했지만 다시 일어선 헨더슨, 24시간 동안 7천 번이 넘는 턱걸이를 해낸 빈슨, 1만 회가 넘는 턱걸이로 기록을 갈아치운 오요한. 이들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고통을 감내하고, 한계에 도전하며, 결코 포기하지 않는 정신. 그것이 바로 세계 기록 보유자들이 가진 진정한 힘이다.

헨더슨은 “세계 기록을 경신한다는 것은 제 자신에게 아직도 더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라며 “다음에는 어떤 목표에 도전할지 벌써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이드 헨더슨의 기록은 2025년 10월 8일 기네스월드레코드에 공식 등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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