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만 먹으면 2~3시간 동안 정자 활동이 멈추는 초간편 남성 피임약이 개발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14일(현지 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요헨 벅 미국 웨일코넬의과대 약리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약물을 통해 필요할 때만 정자 활동을 일시적으로 멈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정자 활동에 관여하는 세포를 활용해 호르몬 영향을 받지 않는 남성 피임약 탄생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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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한 동물 실험을 통해 정자가 몇시간 동안 기절 상태를 유지해 정자가 난자에 도달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여성 피임약과 달리 호르몬에 영향을 주지 않는게 가장 큰 특징이다.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저하 등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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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자 운동을 활성화하는 스위치는 수용성 ‘아데닐릴 사이클레이즈(adenylyl cyclase)’라는 세포 신호전달 단백질인데 에너지를 만드는 역할을 한다. 약물로 이를 억제하거나 차단해 정자의 움직임을 막는 것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TDI-11861라 불리는 약을 쥐에 투약해 짝짓기 전, 짝짓기 중, 짝짓기 후 정자 움직임을 확인했다. 약효는 약 3시간 동안 지속됐으며 24시간이 지나자 효과가 거의 사라졌다.

연구진 중 한명인 뉴욕 웨일코넬 의학대의 멜라니 발바흐 박사는 “쉽게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 피임약으로서 일상에서 사용하기 쉽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남성들도 출산 계획을 세우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 다수의 전문가들은 “약물이 성병까진 예방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가능한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