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20도를 웃도는 초여름 날씨가 계속되는 가운데, 5월 독감 환자 수가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0년 이래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4~20일인 올해 20주차 전국 병·의원 196곳을 찾은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심 증상 환자(인플루엔자 의사 환자 분율)는 25.7명으로 직전 주(23.4명)보다 2.3명 늘었다. 4주 전(19.9명)보다는 29.1%나 증가한 수치다.

질병청 감염병누리집을 보면 올해 20주차 의사 환자 분율은 통계가 있는 200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시기 독감 의사환자 분율은 대부분 5명 미만의 낮은 수준이었다. 20주 차 의사 환자 분율이 가장 높았던 2019년(11.3명)의 2배 이상이기도 하다.

통상 독감 환자는 봄이 되면 줄어들기 마련이지만 올해 양상은 다르다. 지난해 마지막 주(12월 25~31일) 60.7명까지 치솟은 뒤 하락세를 보이며 올해 8주 차(2월 19~25일) 11.6명으로 저점을 찍었지만, 이후 다시 폭증해 석 달 만에 2배 이상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13~18세(52.6명)와 7~12세(49.1명) 등 소아·청소년 사이가 많다. 이어 1~6세(29.5명), 19~49세(28.1명), 0세(17.4명), 50~64세(10.5명), 65세 이상(6.5명) 순이다.

전문가들은 큰 일교차와 봄철 활동량 증가를 원인으로 꼽는다. 또 마스크 착용 해제 등 코로나 방역 조치가 완화된 것도 독감 유행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3년 간 마스크 착용과 외부 활동 자제로 바이러스·세균 방어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는 것이다.

현재 독감 외에도 콧물, 두통, 가래, 인후통 등 증상을 보이는 급성호흡기감염증도 유행하고 있다. 당국은 호흡기 질환 예방을 위해 손씻기, 환기, 기침 예절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