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레켐비(Leqembi·성분명 레카네맙)를 정식 승인했다.
6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레켐비는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했다. 알츠하이머를 유발한다고 알려진 아밀로이드베타(Aβ) 단백질의 축적을 막는 항체치료제다.
레켐비는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18개월간 진행한 대규모 임상 시험에서 그 효능이 일부 확인됐다. 레켐비를 투여한 환자들의 인지능력과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위약(가짜약)을 투여한 환자들에 비해 약 27% 늦춰진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기간으로 따지면 5개월 정도다.
그동안 알츠하이머 치료제는 인지기능을 일시 개선하는 효과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신약은 원인을 근본적으로 표적해 진행 자체를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는 최초의 약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알츠하이머 치매 초기 환자와 경도인지장애(MCI) 환자에 한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상당히 진행된 치매 환자에게는 도움되지 않고, 오히려 안전성 위험만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으로 따지면 650만 명에 이르는 알츠하이머 환자 중 6분의 1만 약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셈이다.
또 심각한 부작용도 뒤따를 수 있다. 임상 시험에서는 참가 환자 약 13%가 뇌부종 또는 뇌출혈을 겪었다. 이런 부작용 위험은 특별한 유전자를 가졌거나 항응고제를 투여 중인 환자에게는 더 클 수 있다. 비싼 약값도 문제다. 미국에서 레켐비의 연간 비용은 2만6500달러(약 3460만원)로 알려져 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달부터 레켐비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별 무리없이 끝난다면 이르면 내년 하반기 혹은 2025년 초 승인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