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독촉하는 잔소리가 도리어 결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조사를 통해 증명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최슬기 교수가 지난해 24~49세 미혼 남녀 834명(남성 458명·여성 3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인의 가족 및 결혼 가치관 조사’에 따르면, 부모·가족·지인으로부터 결혼하라는 독촉이나 권유를 받았을 때 ‘더 하기 싫어졌다’고 응답한 사람은 26.6%로 나타났다. ‘빨리해야겠다고 생각했다’(12.3%)고 답한 사람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61%는 ‘생각에 변화가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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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 나이면 결혼해야 한다’는 결혼 적령기 규정도 역효과를 냈다. 사회에서 정한 결혼 적령기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 그 적령기를 넘긴 여성의 결혼 의향(48.4%)은 적령기 이전(64.7%)보다 낮아졌다. 남성의 결혼 의향은 적령기 전 69.8%, 적령기 후 71.7%로 큰 차이가 없었다. 여성이 규범화된 결혼 적령기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의미다.

반면 ‘이 정도 나이에는 결혼 해야겠다’고 스스로 결혼 적령기를 정한 경우라면, 적령기를 넘기더라도 결혼 의향이 유지됐다. 오히려 여성은 적령기 전 43.1%에서 적령기 후 56.3%로, 남성은 70.5%에서 80.7%로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사회적 규범과 관계없이 능동적으로 자신의 결혼 시기를 선택한 이들이 결혼에 더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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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2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1차 미래와 인구전략 포럼에서 “대다수의 청년에게 결혼과 출산은 절대적 규범이 아닌 선택의 문제”라며 “정부가 나서서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고 계도하기보다는, 자녀를 갖는 것이 개인의 합리적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실질적 지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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