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이탈 여성이 중국 당국에 의해 강제로 북송된 여동생을 찾아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는 국제형사재판소(ICC) 당사국 총회의 부대행사 프로그램으로 북한 인권 책임규명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곳에서는 1997년 탈북해 현재 영국에 거주 중인 김규리씨가 나와 지난 10월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동생 철옥씨를 구해달라고 호소했다.

철옥씨는 1998년 불과 14살의 나이로 탈북했다가 중국 지린성 오지 농촌으로 팔려갔다. 그곳에서 자신보다 30살 많은 현지 남성과 결혼했고 딸을 낳았다. 그때부터 언니와의 연락은 두절됐다.

규리씨는 2007년 영국으로 이주했고 동생과 다시 만날 날만 고대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고 한다. 그는 “동생이 오지 농총 마을로 팔려가 20년간 연락이 끊겼다”며 “생사도 모르고 지내다가 2019년에야 우연히 다시 소식이 닿았다”고 했다.

철옥씨는 코로나 팬데믹 봉쇄가 끝나고 올해 4월 태국을 통해 언니가 있는 영국으로 가려했다. 그러나 출발 직후 중국 공안에 붙잡혀 구금되는 처지에 놓였다. 조카와의 통화에서 “북한으로 보내진대”라는 말을 들은 게 동생에 대한 마지막 소식이었다고 한다.

규리씨는 발언 도중 울먹이며 참석자들을 향해 도움을 요청했다. 그는 “동생이 어디로 갔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내 동생을 도와달라”며 “중국에서 강제 북송된 사람들을 도와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