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의 한 초등학교에서 4학년 남학생 5명이 언어 장애 여학생 한 명을 여러 차례 성추행한 사실이 확인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가해 학부모들은 “장난이었을 뿐”이라며 뻔뻔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한 달간 가해 학생들이 뇌 병변과 언어 장애를 앓는 피해 학생 A양의 신체를 여러 차례 집단 추행했고, 이를 알게 된 교사가 신고했다.

가해 학생들은 가위바위보 놀이를 한 뒤 벌칙이라며 A양의 성기를 만졌다. A양이 교사 바로 앞자리에 앉는데도 범행은 대범하게 이어졌다. A양의 거부에도 소용없었다.

게다가 A양의 부모는 학교로부터 “(가해) 아이들을 접근 금지 신청하겠냐”는 뜬금없는 통보 전화를 받고서야 딸의 피해를 알게 됐다고 한다. 구체적인 피해 사실은 학교가 아닌 경찰로부터 들었다. 피해 학부모는 “학교에 물어봐도 알려주지 않았다”며 학교 측이 ‘성 사안의 경우 경찰 신고부터 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가해 학생들에 대해 일시적으로 등교 정지만 시켰을 뿐 분리 조치나 반 교체는 하지 않았다. 또 학폭 심의위는 만장일치로 가해 학생들에게 ‘학교 봉사’ 처분을 내렸다고 한다.

학폭 심의위 회의록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여러 번 성추행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친구들이 시켜서 억지로 했다며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또 “A양이 말을 못해서 이르지 않을 줄 알았다”고도 했다.

가해 학생 부모들은 자식에게 “여러 차례 아니잖아” “너 한 번밖에 안 만졌잖아”라며 나서서 범행 횟수를 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가해 학생들은 “여러 차례”라고 답했다가 “여러 차례가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다.

일부 가해 학부모는 JTBC에 “장난에서 시작한 일을 왜 이렇게 크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학교에서 A양이 장애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다” “A양을 놀리거나 만지지 말라고 했다면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A양은 현재 이상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팀은 가해 학생과 학교 측을 상대로 사건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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