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료 30잔 시켜놓고 안가지러와” 노쇼인데 웃은 사장님, 왜?

배달앱을 통해 음료 30잔을 포장 주문한 뒤 찾아가지 않았다는 손님의 반전 사연이 전해졌다. ‘노쇼’인 줄 알았던 이 주문은 알고 보니 기부였다.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2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배달앱으로 오렌지에이드 30잔 들어와서 만들었는데 안 가져가신대요’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이 글에는 오렌지에이드 30잔, 총 16만5000원어치의 주문 내역이 담긴 영수증과 함께 완성된 음료 사진이 첨부됐다. 영수증에는 “다음 달 기부에 꼽사리”라는 요청 사항이 적혀 있다.

A씨는 “지난 17일 이런 주문이 들어왔다. 요청 사항 보고 감동받고 다 만들었는데 손님이 안 오셨다. 고객센터 통해 연락드렸더니 기부에 보태는 거라고 음료를 주지 말라고 하시더라”고 적었다.

A씨는 뒤늦게 이 손님에게 온 온라인 쪽지를 확인했다고 한다. 쪽지에는 “포장으로 오렌지에이드 30개 주문했다. 다른 걸로 변경하셔도 되고 다음 달 기부하실 때 같이 좀 가져다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알고 보니 사연은 이랬다. A씨는 평소 보육원 아이들을 위해 매달 김밥, 음료수 등 나눔 봉사를 해왔는데, 이 커뮤니티 회원 중 한 명이 A씨를 도와 기부하고자 음료를 주문한 것이다.

A씨는 “만들어둔 음료는 (배달) 기사와 손님들 펑펑 나눠드렸다”며 “다음 달 (보육원에) 김밥 보내는 거야 당연히 하는 거고, 따뜻한 마음에 감동해서 어떤 방법으로 이 마음을 돌려줄까 고민했다”고 했다.

소방서는 공공기관이라 기부가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A씨는 음료를 주문해준 고객의 마음에 보답하고자 보육원에 컵빙수 55개를 기부했다고 밝히며 인증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