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하룻밤을 보낸 여성이 찾아와 아이의 양육비를 요구한다면 남성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이같은 고민이 담긴 사연이 1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 소개됐다.

픽사베이

사연자 A씨는 대학생이던 20년 전 절친한 선배의 여자친구 B씨와 하룻밤을 보냈다. 당시 둘은 술김에 저지른 실수라고 여기고 그날을 잊은 채 살아왔다. 이후 B씨는 선배와 결혼했고 슬하의 자녀와 함께 잘 사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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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10년 후 들려온 건 그들의 이혼 소식. 이어 A씨는 B씨로부터 “지금 자녀는 선배가 아닌 너의 아이”라는 연락을 받게 된다. A씨는 처음에는 믿을 수 없었지만 직접 만나보니 내 아이라는 직감이 들었다고 한다. B씨는 “모르는 사이로 살자”고 했고 A씨도 동의했다.

이후 A씨는 결혼해 한 가정의 가장이 됐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도 낳았다. 그러나 그 행복은 얼마 가지 않았다. 몇 년 후 B씨가 자신의 아이를 친자로 받아주고 그동안의 양육비 1억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A씨는 “이대로 아이를 호적에 올리고 요구하는 양육비를 줘야하는 건지 궁금하다”며 조언을 구했다.

이날 출연한 류현주 변호사는 “A씨와 아이의 유전자 일치로 친자임이 밝혀진다면 가족관계등록부에 등록되는 것을 막기는 어렵다”고 했다. 다만 양육비 청구금 1억원의 상당 부분이 감액될 수는 있다고 봤다. 법원이 양육비 액수를 결정할 때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인식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고려하기 때문이다.

류 변호사는 “A씨가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 자체를 상당 기간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존재를 알게 된 이후에도 친모인 B씨가 ‘남처럼 살자’는 얘기를 했기 때문에 A씨는 부양의무를 진다고 생각하지 않으셨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와 원만한 합의를 시도해볼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