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 김광현(35·SSG랜더스)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음주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당시 그가 했던 발언이 재조명되며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WBC 음주 파문에 연루된 선수는 김광현과 이용찬(34·NC다이노스), 정철원(24·두산베어스)이다. 이들은 지난 3월 WBC 기간에 심야 음주를 한 뒤 국제 경기에 임했음을 공식 인정했다.
김광현은 1일 삼성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을 만나 “불미스러운 행동을 해서 사과의 말씀을 전달하고 싶어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며 “국가대표로서 대회 기간에 생각없이 행동했다는 점에 대해 야구를 사랑하는 모든 분, 야구계 선후배들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했다.
또 “나와 연루된 후배 선수에게도 미안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앞길이 창창한 야구 인생에 낙서를 한 것 같다”며 “KBO 조사가 진행 중이고 충실히 조사를 잘 받고 이후 나온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이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광현이 의혹을 공식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지만 팬들 사이에서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3월 8일 호주와의 WBC 조별리그 1차전을 앞두고 그가 했던 말 때문이다.
당시 김광현은 취재진으로부터 ‘일본 선수단이 맏형 다르빗슈 유의 주도 아래 회식을 했다’는 말을 듣고 “회식을 했대요?”라고 반문한 뒤 “우리는 8강 이상 가면 회식하는 걸로 하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어 “시작도 하기 전 회식하면 또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며 “조심스럽다. 눈치 보는 게 일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국제대회를 앞두고 구설을 만들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드러낸 말이었지만, 정작 자신은 바로 전날 일부 후배들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에 팬들은 분노하고 있다.
한편 김광현이 구단을 통해 KBO에 진술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일본 오사카에서 대표팀 훈련을 마치고 대회 장소인 도쿄로 이동한 3월 7일 밤 현지 지인과 유흥 주점에서 식사하며 술을 마셨다.
또 조별리그 2차전이었던 일본전(3월 10일 오후7시)에 선발 등판한 뒤 경기를 마치고 고교 후배인 정철원과 해당 주점을 다시 방문했다. 논란 후 정철원은 “대표팀 성적에 실망하는 가운데 부끄러운 행동을 하고 말았다”며 “결코 여성(종업원)은 근처에 있지 않았다. 새벽 2시30분경 자리를 끝냈다”고 했다.
한편 이용찬은 “팬들과 모든 관계자께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며 “대회 기간 중 휴식일 전날 지인과 함께 도쿄 소재 한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고 인근 주점으로 이동해 2시간가량 머무른 후 곧바로 숙소에 귀가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유를 불문하고 국제대회 기간 중 음주를 한 점에 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이용찬은 과거 2010년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내 불구속 입건된 적 있다.
<사진=SSG·NC·두산 홈페이지, 김광현·정철원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