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갔다가 15만원 주고 성매매한 판사, 법원이 내린 징계 수준이…

평일 대낮에 서울 강남 한 호텔에서 성매매(성매수)를 하다 적발된 현직 판사가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울산지법 소속인 이 판사는 당시 법관 연수를 위해 수도권 출장을 왔다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대법원은 최근 법관징계위원회를 열고 이모(42) 판사에게 정직 3개월 처분을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이어 이 판사에 대해 “법관의 품위를 손상하고 법원의 위신을 떨어뜨린 경우에 해당한다”며 “울산지방법원장의 징계 청구 사유를 모두 인정했다”고 말했다.

이 판사는 지난 6월 22일 오후 4시쯤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소재의 호텔에서 여성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는 ‘조건 만남식 성매매’를 한 혐의를 받는다. 이 판사는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한 30대 여성을 만났으며 대가로 15만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더 논란이 된 점은 이 판사가 과거 조건 만남식 성매매 재판에 관여하며 “성매매 알선은 사회적 해악이 적지 않아 엄벌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시한 적 있다는 점이다. 또 법관 연수를 받던 그가 범행 이틀 전 ‘성인지 교육’을 수강한 사실도 드러났다.

법관징계법에 따라 이 판사는 징계처분이 내려졌음을 인지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불복할 수 있다. 이 경우 대법원이 단심제로 재판한다. 현재 이 판사는 성매매처벌법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됐으며 서울중앙지검이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한편 이 판사의 성매매 사실이 보도되면서 법원의 ‘늑장대처’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형사재판을 담당하던 그가 적발된 후로도 한 달가량 재판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법원 역시 지난달 17일 수사 개시를 통보받았지만 일주일정도 이를 용인했다.

다만 법원행정처는 “기본 사실관계 조사 절차에 시간이 소요되고 휴정기 직전의 급박한 기일 변경에 따른 절차적 혼란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으며, 기일 변경이 어려운 형사사건의 특수성이 고려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