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높은 직업으로 유명한 도선사
항해사 경력 20년은 돼야 도전할 수 있어
평균 나이 59세, ‘항해사의 꽃’
직업별 연봉 순위는 발표 때마다 화제다. 의사, 변호사, 국회의원, 기업 고위임원…당연하듯 상위권을 차지한 직업들 사이 빠지지 않고 이름을 올리는 낯선 직업이 하나 있다. 바로 도선사다. 돈도 잘 벌고 직업 만족도까지 높은 전문직으로 유명하지만 정작 도선사가 무슨 일을 하는지, 도선사는 어떻게 되는지 알려진 게 별로 없다.
15~20년 경력 기본, 진입 장벽 높은 직업, 선장이 된 후 5년 3개월만에 도선사 자격 획득
도선사는 항만에 들어오고 나가는 배를 안전하게 이동시키거나 접안(부두에 배를 대는 것)하고 이안(부두에서 떨어지는 것)할 수 있게 안내하는 전문가다. 항구에는 선박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굉장히 많다. 지점에 따라 수심이 급격하게 변하기도 하고 수면에서 보이지 않는 암초도 있다. 예측하기 어려운 조류, 풍향·풍속 변화, 조수간만의 차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항구마다 다른 조건을 선장이 모두 알 수는 없다. 도선사는 각 항구의 전문가로 안전하게 선박이 드나들 수 있게 선박을 안내하고 지휘한다. 쉽게 말해 차 대신 자동차 7000대를 실은 선박을 발레파킹해 주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선박 한 척이 싣고 있는 화물의 재화 가치가 수백억에 이르기도 하고 수십 명의 생명이 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중요성이 상당하다.
도선사가 되려면 총톤수 6000톤 이상 선박에서 3년 이상 선장 경력이 필수다. 선장은 해양대, 해사고, 오션폴리텍 등 해기사 양성 기관을 나와 항해사 면허를 취득하고 3등 항해사, 2등 항해사, 1등 항해사를 거쳐야 한다. 3등 항해사에서 선장이 되기까지 보통 15년에서 20년이 걸린다.
2019년부터 국가에서 도선사 지원 자격을 선장 경력 5년 이상에서 3년 이상으로 완화하면서 40세 신입 도선사가 나오기도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50대에 도선사 일을 시작한다고 한다. 평균 나이는 59세 도선사는 20년 가까운 경력을 쌓은 뒤에야 도전할 수 있는 전문직이고 특수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수입이 높다고 도선사가 밝히기도 했다.
전국에 12개 지회, 259명의 도선사가 있다. 도선사는 억대 연봉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국가 자격을 가진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연봉이 아니라 연소득이 억대라고 봐야 한다. 보통 LNG선박 선장의 연봉 2배, 1년엔 2억5000만원 정도를 번다. 각 지회마다 조합을 이뤄 업무를 나눠서 하기 때문에 지회마다 차이가 난다.
정년 보장, 수입 높지만 업무 강도는 센 편
선장 경력만 있다고 도선사가 될 순 없다. 해양수산부에서 실시하는 도선사 국가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그전에 도선수습생 시험이 먼저다. 도선수습생 시험 절차는 필기와 면접(신체검사 포함)이다. 필기는 도선법·개항질서법·해상교통안전법 등 관련 법규와 운용술·항로표지, 영어까지 3과목을 치르며 논술형이다. 도선수습생은 6개월 동안 일정한 도선구에 배치돼 200회 이상 도선 실무 수습을 한다. 이 과정을 마치면 도선사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실기와 면접에 모두 합격하면 최종적으로 도선사 면허를 받는다. 매년 10~20명 정도의 도선사가 나온다.
도선사협회 회장을 맡고있는 조용화 회장은 도선사 시험을 7년 동안 준비했다. 선장 경력이 5년 3개월이니 선장이 되자마자 도선사 시험을 준비한 셈이다. 선장 경력을 쌓으면서 배에서 틈틈이 공부했다. 휴가 중에는 동네 독서실에 가서 고3 수험생처럼 공부했다.
“대학 졸업 때만 해도 선장이 되는 게 목표였는데 선장이 되고 보니 이왕이면 도선사까지 도전해보자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승선 생활을 하다보면 몇 달이나 가족도 못 만나고 사회와 격리되다보니 외롭고 힘들어요. 배에서 한번도 내리지 못하고 최대 13개월까지 승선한 적도 있어요. 도선사는 제가 늘 해오던 익숙한 일이면서 가족과 함께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겠다 싶더라고요. 65세까지 정년도 보장되고요. 선장 때보다 수입도 2배로 늘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국가필수도선사’로 지정될 만큼 중요하게 인정받고 항만에 오가는 전 세계 선박을 가장 처음 맞이하고 또 마지막으로 안전하게 배웅하면서 보람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집에서 출퇴근하고 휴일에는 취미 생활도 할 수 있지만 업무 강도는 꽤나 센 편이다. 인천항의 경우 항구에서 도선점(Pilot Station·도선을 위해 선박과 만나는 지점)까지 거리만 60㎞다. 18톤짜리 도선선으로 2시간을 넘게 가야 한다. 선박 1대당 도선에 걸리는 시간은 3~4시간이다. 배 한척을 도선하는 데 6시간 정도가 걸린다는 말이다. 한편 도선선이 소형 선박이다보니 비가 오거나 바람 부는 날, 파도가 높을 때는 배가 크게 흔들려 위험할 때도 있다. 도선선에서 대형 선박으로 옮겨탈 때도 조심해야 한다. 선박에 달린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려야 하는데 설비 불량으로 사다리가 끊겨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할 정도로 위험하다. 도선 하는 내내 서 있는 데다 선장과 커뮤니케이션까지 하며 신경을 집중하다보니 에너지 소모도 크다. 틈틈이 운동하며 체력을 키워야 하는 일이다.
국내 물류의 99.7% 이상이 해운으로 이뤄지고 있다. 많은 선박이 오가고 도선사의 역할도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해외엔 많은수의 여성도선사가 있다고 한다. 국내에도 성별과 상관없이 많은 도선사가 국내 해운물류의 발전에 기여할수 있는 기회가 열려있다고한다. 한도선사협회의 조 회장은 “앞으로 도선사의 연봉보다는 도선사의 역할, 전문성을 더 많은 분들이 알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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