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비상경영 선포…임원 연봉 동결
이석희 CEO “자강불식으로 위기극복”

SK온의 C레벨급 임원들이 이사회에 거취를 일임했다. 회사 경영을 책임지는 최고 경영진이 사실상 일괄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다.

1일 전기차 ‘캐즘'(Chasm)의 영향으로 실적 부진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배터리 전문기업 SK온이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비상경영의 골자는 조직을 효율화하고 내실 다지기에 주력해 어려움을 이겨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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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즘은 균열을 뜻하는 단어다. 첨단 기술 관련 분야에서는 기대를 모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가 혁신성을 중시하는 소비자(얼리 어답터)가 주도하는 초기 시장과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이끄는 주류시장 사이에 일시적으로 수요가 정체하거나 후퇴하는 현상을 말한다.

SK온은 이날 오전 전체 임원회의를 열고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했다. 임원들은 이 자리에서 회사의 경영 상태와 조직개편 방향을 공유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솔선수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날 회의는 각 지역에 분포된 사업장 상황을 고려해 화상으로 진행했다.

이석희 SK온 대표. / SK온

SK온은 위기 상황에 대한 책임감을 강화하고 극복 의지를 대외에 알리는 차원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최고생산책임자(CP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C레벨’ 전원의 거취를 이사회에 위임했다. 

최고관리책임자(CAO)와 최고사업책임자(CCO) 등 일부 C레벨직을 폐지하고, 성과와 역할이 미흡한 임원은 연중이라도 보임을 수시로 변경하기로 했다. 

올해 분기 흑자 전환에 실패할 경우 내년도 임원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임원 대상 각종 복리후생 제도와 업무추진비도 대폭 축소한다. 현재 시행 중인 해외 출장 이코노미석 탑승 의무화, 오전 7시 출근 등도 지속할 예정이다.

이석희 CEO는 “현재의 위기는 오히려 진정한 글로벌 제조 기업으로 내실을 다지는 기회”라며 “우리 모두 ‘자강불식'(自强不息·스스로 힘쓰고 쉬지 않음)의 정신으로 패기 있게 최선을 다한다면 더 큰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온 내부는 경영진의 비상경영 선언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지금은 임원급을 대상으로 한 비상경영 대책이 발표됐지만 조만간 간부급, 일반직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능 우려가 커지고 있다.

SK온의 한 직원은 “회사가 어렵고 비상경영에 돌입할 것이라는 얘기가 돌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서 돌았던 예상보다 강도가 훨씬 세 간부들과 평직원들 사이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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