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살던 10대 소녀가 세균성 감염병 ‘유비저’(Melioidosis·類鼻疽)에 걸린 지 한 달 만에 사망했다. 어린 소녀를 앗아간 유비저란 무엇일까.
21일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베트남 중부 타인호아성에 살던 A양(15)은 지난달 말부터 인후통, 기침, 고열 증세를 보여 왔다. 약 10일간 몸무게가 7kg 이상 빠지는 등 건강은 점점 악화됐고 이달 초 아동병원에서 검사 받은 결과 유비저 감염이 확인됐다. 그 후 인공호흡기를 달고 투석 치료까지 받았으나 지난 17일 끝내 사망했다.
유비저는 동남아시아와 호주 북부 지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세균성 감염병이다. 오염된 토양이나 물에 직접 노출되거나 흡입해 감염될 수 있다. 세균이 상처 난 피부를 통해 침입하는 경우도 있다. 사람 간 전파는 거의 없다고 알려졌으나, 감염된 사람의 혈액이나 체액에 의한 감염이 일어나기도 한다.
유비저에 감염되면 발열, 두통, 호흡곤란, 흉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잠복기는 보통 1~21일이지만 노출부터 증상 발현까지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환자 대부분이 중증 폐렴이나 패혈증으로 진행되며 치사율은 40%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첫 사망 사례는 배우 고(故) 박용식씨로 알려져 있다. 생전 ‘전두환 닮은꼴’로 유명했던 배우이자, 성우 박지윤의 아버지다. ‘나는 자연인이다’ 성우로 유명한 정형석의 장인이기도 하다.
박용식씨는 2013년 8월 유비저균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치료받던 중 사망했다. 당시 그는 같은 해 5월 영화 촬영차 유비저가 유행하던 캄보디아에 20여 일간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시무시한 병이지만 유비저의 예방 백신은 아직 없다. 유비저 감염을 미리 막으려면 유행 지역을 여행할 시 물을 자주 끓여 먹어야 한다. 또 비온 뒤 물웅덩이를 밟거나 가까이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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