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범퍼에 고라니 사체가 끼인 상태로 돌아다니는 차량이 포착됐다. 시민들에게 목격된 차량 사진이 온라인상에 퍼져 논란이 일자 차주는 “로드킬 사고 사실을 늦게 인지해 생긴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2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앞 범퍼에 힘없이 축 처진 무언가를 달고 있는 차량 사진 2장이 올라왔다. 각각 차량이 지하 주차장에 주차된 모습과 도로 갓길에 세워진 모습이다. 보는 이들을 경악하게 한 건 범퍼에 끼인 물체의 정체였다. 바로 죽은 채 몸을 늘어뜨리고 있는 고라니 사체였다.

네티즌들은 “어떻게 저걸 모를 수 있지?” “고라니랑 부딪혔을 때 충격이 있었을 텐데 이해가 안 간다” “사체 냄새도 날 텐데 그 정도로 둔하냐” 등의 댓글을 달았다. 일부는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한 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차주 A씨는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글을 써 로드킬 사고 경위와 문제를 알아차리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해명했다. 그는 “사고는 20일 밤 12시30~35분경 산내분기점에서 남대전 IC를 넘어가는 도중이었다”며 “퍽 소리가 크게 난 것도 아니고 그냥 흔히 있는 도로에 파인 걸 밟은 듯한 소리만 났다”고 했다.

이어 “절대 뭐가 파손되거나 우두둑 하는 그런 소리가 아니었다. 그래서 당시 그냥 타이어가 터졌나 싶어 공기압만 체크했다”며 “집에 와 주차를 하고도 차 앞쪽이 아닌 뒤쪽으로 나갔다. 아침에 출근하고자 나와서도 뒤쪽에서 걸어와 운전석에 앉았다”고 말했다.

A씨는 사고 이튿날 출근길 한 셀프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다가 고라니 사체가 끼인 사실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는 “주유소 사장님께서 발견해서 ‘앞에 인형이 끼어있는 것 같으니 보라’고 하더라. 그때 최초로 인지한 것”이라며 “(갓길 주차 사진도) 카센터에서 차를 넣을 수 없으니 기다려달라고 해서 기다리던 상황이었다”고 했다.

음주운전을 의심하는 네티즌 주장에 대해서는 “음주운전 한 적도 없고 술도 마시지 않는 사람”이라며 “고라니 사체는 제가 스스로 빼려고도 해봤으나 빠지지 않아서 도움을 요청드렸다”고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