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손가락인 약지가 두 번째 손가락인 검지보다 길수록 탈모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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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가오슝 의대 피부과 연구팀은 최근 남성형 탈모인 ‘안드로겐성 탈모’를 진단받은 남성 240명을 대상으로 손가락 길이와 탈모 위험 연관성을 조사했다. 남성형 탈모란 모발 주위 세포 안으로 들어간 남성 호르몬이 5α(알파)-환원 효소와 만나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로 변하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다. DHT란 전립선·고환 및 기타 조직에서 테스토스테론으로부터 만들어지는 호르몬이다.

연구 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37세였다. 또 손가락이 기형이거나 변형된 환자, 탈모와 관련된 전신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최근 3개월 사이 머리카락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물·호르몬 치료를 받은 환자, 모발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등은 제외했다. 연구팀은 전자식 측정 도구를 활용해 이들의 오른손 검지와 약지 길이를 쟀고, 탈모 심각도는 ‘해밀턴 노우드 분류’(Hamilton-Norwood scale)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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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오른손 약지가 검지보다 긴 남성은 중증도·중증 남성형 탈모 위험이 6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남성형 탈모 위험은 약지 길이가 검지보다 길면 길수록 증가했으며,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는 양상을 보였다. 경증 남성형 탈모 환자의 경우 중증도와 중증 환자에 비해 평균 연령이 낮고, 검지와 약지 길이 차이 또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태아 시절 높은 수준의 테스토스테론에 노출되면서 약지가 길어진 것이 이유라고 추정했다. 남성형 탈모 위험이 높아진 것 역시 과도한 테스토스테론에 의한 모낭 수축이 원인이라고 봤다. 연구팀 칭잉 우 박사는 “검지와 약지 길이 비교 값과 연령을 파악하면 남성형 탈모 중증도 위험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